aDayinthelifetime at 2006. 2. 22. 01:04

00. 여행의시작

그렇게나 가고 싶어했던 유럽이었건만 막상 여건이 되니 이것저것 걱정에 미루고 또 미루고
또다시 미루어 겨우 한달여만에 출발을 하긴 했다.

그동안 무엇이 어떻게 되었던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난 지금 이렇게 암스테르담 행 대한항공

Airbus에서 도착 두시간여를 남기고 글을 끄적이고 있는 것이다...

아마도 28(이라니!) 해 동안 가장 최장거리, 가장 높은 속도, 가장 높은 고도(!)의 기록을 한꺼번에 갱신

해 버렸는데,


어쩌다가 처음 타본 비행기가 12시간, 8000여 km 가량의 장시간의 여행이 되어버렸는데, 뭐랄까
이륙하고나서는 곧 창문의 커튼을 내리고 다들 자는 분위기가 되어버렸기 때문에


구름위 저편 고고도의 비현실적인 그야말로 '하늘빛'의 먼 하늘과 구름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싶다는(;)
나의 소박한 바램은 이루어지지 못했는데,

떠나기 전날 밤, 한시간 가량 자는둥 마는둥 뒤척이다가 나와 새벽같이 공항버스를 타고 혼자서 인천

공항으로 달려나와


이것저것 수속을 마친뒤, 비행기에 올라 몇시간을 잔것인지 깬 것인지 헤매인 지금 나의 손목시계는
오후 9시를 가리키고 소심하게 빼끔히 열어 본 비행기 창밖은 해가 중천에 떠 있는 대낯


비행기 모니터의 화면은 인천에서 시베리아를 지나고, 모스크바를 지나 지구 반바퀴(맞나?)를 돌아
시속 900km의 속도로 암스테르담을 향해서 달려간다

하지만 나로선 이 모든 상황이 그저 비현실적일 뿐, 와닿지가 않는고나

글쎄 어떤 느낌인가 하면, 그냥 비행기 모양의
통속에 들어가서 12시간 동안 자고, 주는 대로 먹고 있다보면 8000km라는 먼거리를 내가 움직여서
'이동'했다기 보단 '순간이동'하는 느낌이랄까? 어쨌든 커튼을 내린채 12시간을 통안에서 지내다가
12시간이 지나서 통밖으로 나와보면 어느새 배경이 바뀌어서, 여기는 암스테르담으로 바뀌어 있는 것

이다.

배경은 바뀌어 있지만, 나의 손목시계는 여전히 한국시각을 가리키고 있고,
내마음도 여전히 한국에 두고 온 듯 아직까진 일상의 미련을 못 버린 것 같지만
어쨌든 그렇게 여행은 시작되었다...

01.Amsterdam
...그렇게 여행은 시작되었다고 썼지만, 대한항공 비행기에서

우루루 내린 단체관광객(들로 보이는)들이 곧 빠져나가고 스키폴공항에 홀로 남겨진 나,

지나나는 사람들은 오오 온통 외국인들 (이 아니라 내가 외국인이고나..)뿐이고


뭔가 현란하고 드디어 네덜란드를 왔구나 라는 촌스런 생각으로..
음...5분여 동안 뭘해야할지 몰라 멍하니 있다가

오로지 믿고 있던 적어온 민박집에 전화를 걸기루 했지만...

전화거는 방법을 모르는...

...

아하하하 그때의 혼자 남겨졌을 때의 그 막막함이란...!

그래도 목마른 사슴이 물을 찾는다 했던가? (상관이 있나?) 어찌되었든 결론적으론 같이 헤매는 것으로

추정되는
한국남녀발견 우후후, 하나보단 둘, 둘보단 셋, 광주에서 왔다는 친구들과 합류하여 Central

Amsterdam까지 가는데 성공,
중간에 또 한명 합류한 여자아이는 민박을 예약해 놨다길래 metro를 타고 가고 난후

Amsterdam 중앙역에서 시내를 향해 나가보니, 이 느낌은 아까의 공항과는 또다른 어지러움, 현란함과 다양한 사람들...오오

날씨는 잔뜩, 잔뜩 흐려있지만, 이 흐린날씨가 또 암스테르담의 거리와 잘어울리는 느낌이었다. 거리

는 전체적으로 때가 꼬질꼬질하지만,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느낌이었다.

트램이 길거리를 활보하고 엄청나게 많은 자전거들과, 정말 다양한 모습과 인종들의 사람들이 매력적인, 중앙역 부근에서 확장공사로 인해서 서울시내마냥 공사판으로 어질러져서 정신없던 것을 빼놓곤 꽤 매력적인 첫인상이었다.

곧 우리는 어두워지기 전에 일단 숙소를 구하기 위해 시내쪽에서 Stay Okay와 YH 유스호스텔을 찾기

위해 40여분을 헤매었으나, 못찾고(...)

결국은 '굉장히' 못미더워보이는 삐끼 아저씨의 소개에 의해서 어둑어둑해질 무렵의 Red District Area

바로 옆의 Hostel (일단 이름은...)에 첫번째 숙소를 정하게 되었다. 6인 도미토리였는데, 20유로짜리

초허름한 시설이었는데 거기다 더해서, 삐끼 아저씨가 소개해줬으니 5유로를 달라고 해서 아무생각없이 줘야 되는가 보다 하고 줘버렸는데 (라기 보단, 첫날 과도한 긴장으로 뭐라 흥정을 할 수 없는 상태

였음-_-;;)


뭐 결론적으론 다음날의 초푸짐한 아침식사를 경험한 후, 숙소평가가 적어도 두단계는 상승했으니...
하하 암튼 신선한 잼 6종류와 식빵 3종류, 먹음직하게 '매우' 두툼한 치즈가 3종류, 씻은 물기가 남아있

는 사과에, 각종 잼과 버터, 케?? 유유, 더운 우유와 6종의 시리얼, Tea, 5종류의 과일 음료수, 따뜻한

삶은 달걀과 프라이를 할 수 있는 생달걀들이 당구대로 만든 멋진 테이블위에 차려져 있는 것을 보곤

대만족...

암튼 저녁엔 숙소 짐정리후, 광주커플과 합류, 암스테르담 밤거리 유람..

보기완 다르게 '의외로' 친절한 사람들에 그동안 암스테르담에 가져던 선입관과는 다른 매력을
느꼈다.

활기차게 자전거를 운전하며 길거리를 달리는 처자들이 인상적이었고
홍등가지구에선 흑인형아들이 온통 '엑스터시'를 부르면서 다가오고
옆의 'Coffee shop'이라고 써있는 가게에서는 온통 수상한 다섯잎의 녹색 잎사귀가 그려져 있었지만
그바로 옆의 아름다운 운하에선, 백조들이 너무도 평화로운 모습으로 유유히 헤엄치는
여기는 암스테르담...

중간엔 동양인 3명이 암스테르담의 홍등가 밤거리를 배회하고 있으려니, 무서운 아저씨들
다섯이서 먹이감을 찾은 늑대의 눈빛을 하고 우리뒤를 바짝 따라와서 잔뜩 긴장하기도 하였지만
다행히 얼렁 눈치채고 빠른 걸음으로 재빨리 '밝은' 동네로 도망치기도 하하..

어쨌든 그렇게 헤매이다 숙소로 돌아와 정리하고 막 잠이 들려던 차,
옆침대를 쓰는 공사차 암스테르담에 왔다는 오웬셔츠를 입은 영국인 아저씨가
술에 떡이...아니 마리화나에 떡이 되어서 들어와선... 그 풀잎의 효능에 대해서 일장 연설을 하며 강추

했지만, 나로선 그러냐..? 고 대꾸할 뿐..음하하하

그렇게 하루가 끝났다.

아아.. 도대체 오늘 하루가 몇시간인거냐..


같이 밤거리를 배회한 독일 유학 준비중이던 커플








6인 도미토리지만 2명의 영국아저씨와 나로 3명이 썼다..


수상해보이는.. 커피샵

중국집은 어딜가나 있고나..새삼감탄!
겉모습은 남루해도 난 Firstclass 흐흐흐
암스테르담에서 만난 과테말라 청년 Luis Fernando


암스테르담 중앙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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